"있잖아.. 건물주랑 씹선비 중에서...."
출처 : 구글
건물주와 씹선비를 병행한지 두어달 정도 지났을때였다.
씹선비는 다행히 유부남이 아니라
진짜 주말에 엄마집에서 밥을먹는 아들래미였다.
남자친구라는 주식 중
지분 95%를 가지고 있는 씹선비와
지분 5%를 가지고 있는 건물주와 데이트 밸런스는
아주 완벽했다.
주말엔 무조건 씹선비를 만나서
내 떡심과 갖은 욕구를 채웠고
(피지컬 좋은 남자와 다니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느꼈다 ㅋㅋㅋ)
주중엔 건물주를 만나며
손도 안잡는 아~~~주 건전한
맛있는 것만 찾아다니는 데이트를 했다.
그런데 이 패턴이 무너지게 되었다.
내가 남자를 만나면
그 남자는 일복이 터지게 된다.
겁나 바빠진다.
사업하는 사람은 없던일도 생긴다.
(창조경제 시밤ㅋㅋ나한테 잘해라ㅋㅋ)
건물주의 당구장은 어떻게 생겨먹은지 모르겠지만
주말에 사람이 미어터졌고
알바를 거의 안쓰는 건물주의 짠내덕분에
건물주는 주말에도 당구장에 출근해야 했었다.
씹선비는 갑자기 팔자에도 없던
우리나라 3대엔터 중
요즘 핫한 한군데와 일을 하게 되어서
씹선비 역시 주말에도 출근을 하게 되었다.
같은상황에서 두 사람의 결정은 완전 달랐다.
바빠서 주말에 못만난다는 건물주와
회사에 같이 출근하는 한이 있어도
주말에 꼭 보고싶다는 씹선비..
몸도 몸이지만
남자가 여자에게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
더구나 바쁜데도
어떤 방식으로든 같이 있고 싶어 한다는것은
나는 아주 높은 점수를 주곤 한다.
그렇게 건물주와의 데이트는 주중에
씹선비와의 데이트는 주말에
이 패턴이 참~~~ 좋았는데 말이야...
미안함인지 위기감인지
건물주가 당구장에 주말알바를 뽑을테니
이제 주말에도 나를 만나겠다는 선전포고를 했다.
건물주를 진짜로
걸어다니는 건물로만 생각했던 나는
건물주에게 해야할 거짓말을 생각하는것 조차
귀찮다고 느껴졌다.
이젠 둘중 하나를 결정해야할 때가 온건가....
선택과 집중...
그래서 나는 주변에
건물주와 씹선비의 존재를 알리며
나라는 사람은 누구를 선택해야
나중에 후회할것같지 않은지
여러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엄빠와 동생이었다.
내가 두 남자를 만나고 다니는 것만
알고있던 우리 가족은
(씹선비와 광란의 밤을 보내는건 모르지만..)
내가 이야기 하는 두 남자의 조건을 처음으로 들었다.
씹선비는
외모도 출중하고
돈도 잘 벌고 앞으로도 비전이있는 일이고
나랑 의견과 생각도 잘 통하고
대화도 재미있고
한순간도 심심할 틈이 없지만
집이 너~~~~무 평범하다고 말했다. 너~~~무...
건물주는
외모가...엄빠와 동생이 같은자리에서
밥을 먹을수 있을지 확신을 못하겠다.
하는일은 언제든 바뀔수 있다.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대화는 재미 없지만
나 혼자 이야기 하다보니
공감의 느낌은 안든다.
그런데..집이 너~~~~~무 땅부자다. 너~~~~무
여기까지 이야기 했을때
나에게 항상 애정이 뿜뿜하는 동생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말했다.
"누나의 첫번째 문제는 누나능력보다 조건이 훨씬 좋은 남자들이 주변에 꼬인다는 거야..
두번째는 사랑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네..
못생겼어도 누나가 애정이 있으면 주변에서 못생겼다고 해도 무조건 멋있어 보여..
사랑없이 애정없이 누나가 건물주 얼마나 만날꺼같은데??
돈으로 채워지지 않는것도 분명히 있어"
나에게 한번도 싫은소리를 한적 없던 동생이
팩트로 나를 후드려 팼다..
오~
남자다잉~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속상한듯이 자리를 떠버린 동생을 뒤로하고
나는 엄빠의 대답을 기다리며
엄빠를 바라봤다.
엄마가 어렵게 말하기 시작했다.
"엄마는 나중에라도 네가 돈때문에 고생하는건 싫어..
그런데 돈때문에 사랑이 없는 사람이랑 만나는건 생각 안해봤어.
아빠가 돈이 없었던적이 있어서 엄마도 힘들어봤지만..
그래도 엄마는 그때도 아빠가 예뻐보였어..
애정이랑 사랑은 중요한것 같아.."
엄마 얘기가 끝났을때
아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흡족한 미소를 날리고 자리를 떴다..
아빠가 왜 흡족한 표정을 짓는건데 ㅋㅋㅋㅋㅋㅋㅋ
엄마의 대답은 자주 들어서 예상을 했으나
동생의 팩트가 쫌 진지돋아서
나도 진지하게 생각 해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족 아주 사랑이 넘치네 넘쳐ㅋㅋㅋㅋㅋㅋ
아주 우리 사랑하는 집안이구만~ㅋㅋㅋㅋㅋ
남자는 잘 꼬실수 있지만..
공략법이 있는것 같기도 하고
연애도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연애를 유지하는 방법을 아는것 같기도 하고
애정이 있으니까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그냥 이해의 폭이 좀 넓은 사람인것 같기도 하다.
남의 말에 결정을 맞길것은 아니었으나
얌전하고 애정뿜뿜하던 동생이
불을 뿜는것을 보자
다른사람들의 의견도 궁금했다.
평소에 남자한테 매달릴때 말고는
아쉬운 소리를 할 일이나
누군가 나를 대놓고 욕하는 일이 거의 없다보니
악플이나 팩트폭행을 당하면
몽롱~해 지는게 쾌감같기도 하고
성숙해지는거 같기도 하고..
딱히 나쁘지는 않더라 ㅋㅋㅋㅋ
그래서!!!!!!
그중에 나랑 가까웠고 나에 대해서 잘 알고있는
"쭌도령"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전남자에게 현남자들에 대해
어떤지 물어볼 수 있는
참으로 바람직한 관계다 ㅋㅋㅋㅋㅋㅋㅋ
쭌도령과 나는 서로에게 좋은 감정이 남아있을때
정리를 하게 되었고 정리를 하게 된 이유는
'쭌도령이 나를 놓아주어야 할것 같아서' 였다.
시발... 마음 졸라 아팠는데..
나쁜새키....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지금도 쭌도령은
내 놀이터를 보고 있을꺼고
내가 새로 올리는 글에 대해서
전화도 올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우리는 서로가 잘되기를 바라는..
남녀의 관계를 떠나있는..
쭌도령이 여자가 생겼다고 했을때
나도 진심으로 축하를 해줬던..
그런관계이다.
쭌도령을 만났을때는
자몽에 이슬을 깔때보다
더더욱 조신하게 백세주를 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쭌도령 역시
내가 두명의 남자를 만나고 있는건
알고있는 상태였다.
내가 먼저 이야기 했다..
"있잖아..그 건물주랑 씹선비 중에서....."
진지하게 듣던 쭌도령이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야기 했다.
"그 남자들은 너한테 과분한 사람은 아닌것 같애..
근데 천하의 H가 단지 돈때문에 건물주를 선택한다는건
좀 후지다.."
좀 후지다....
좀 후지다.....
좀!!!!!! 후!!!!!지!!!!!다???????
동생의 이야기 만큼
팩트로 썅뺨따구를 날리는
쾌감적인 단어였다.
그 뒤에 쭌도령은
'굳이 건물주가 아닌 다른사람들을 만나도
네가 원하는걸 충분히 이뤄줄만한 사람을
만날수 있을것 같아...블라블라' 한것 같지만...
"좀 후지다" 에서 이미 내 귀는 닫혔다.
그러네..
좀 후지네..
난 놀이터때문에 두번째 만난 남자랑
성병검사도 받으러 가는 년이고
섹스에 미친년은 아니지만
성에 대한 모험심이 강한
내가 그 또라이로 유명한 H인데..
만난지 몇달이 지나도 섹스는 커녕
손 잡을 생각도 안드는 남자랑 연애하면서
놀이터에 쳐먹은거랑 선물받은것만 올리면서
섹스는 안하고 몸에서 사리가 나오도록 조선년처럼 사는
H를 상상하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렇게 쭌도령에게도
재미있는(이라고 쓰고 쾌감적인)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다.
아..
나도 그냥 기집이었구나..
사랑주고 사랑받고 떡도치고
(물론 돈이 부족한건 안되고ㅋㅋㅋ)
내편과 공감하면서 그렇게 사는게 맞다고 생각하는구나...
성격은 내가 왠만한건 다 받아줄 수 있으니
적당히 맞춰갈만한 사람을 원했고
능력은 많을수록 좋고
돈은 많을수록 더 좋았다.
그런 내 신조에
수정이 필요한 시기인듯하다.
아 진짜..
두놈 섞어서 태어나지 그랬냐...
뭐가 이렇게 둘다 극단적이야 증말...
둘다 거기서 딱기다려...
나 아직 결정 안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