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까지 녹아버릴 것 같은
더위가 지나가고는 있는데...
아직도 더워요ㅜㅜ
모두 잘 지내셨나요?
놀이터는 종종 알람이 울려서
들어오긴 하지만
시간내어 글 쓰는 게
쉽지 않은 H입니다.
사진으로 빠르게
근황을 알리려고 합니다.
그동안 여러 취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가장 큰 변화는

호텔과 풀빌라 아니면
집 밖에 나가지 않는
프로 집콕러인 내가
캠핑에 빠진 1인이 되었다.

두 번째 캠핑에
옆 사이트 부부와 친해져서
함께 저녁도 먹고
집도 가깝고 나이대도 비슷해서
캠핑이 아니어도
종종 만나는 친구가 되었다.
신기한 건 네 명이
MBTI가 모두 I라는 것 ㅋㅋㅋㅋㅋ
이런 기회가 생긴게 신기방기
바로 이게 술의 순기능이지 ㅋㅋ

여름휴가로 캠핑을 갔는데..
쪄죽는 더위를 걱정하며
소소한 우중캠핑을 바라기도 하였으나

그 바램이 너무 강력했나?
폭우가 강림하셨고
다행히 살아 돌아왔다.
우리집 뽀시래기보다
내가 캠핑에 더 빠져있는 상황이라
비 때문에 고생해서 미안했지만
역시 남자는 남자인지라
상황을 극복하는데 재미를 느끼는
뽀시래기를 보기도 했다.

캠핑에서 하는 모든 행위 중
불멍만 좋아하는 뽀시래기 덕분에
비가 와도
우리 화로대의 불꽃은 대단하다.
어마어마한 사이즈로..
다만
불멍만 좋아해서......
타프치고
텐트치고
세팅하고
숯불 피우고
고기굽고
뒷정리는
모두 내 일이다
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나는 또
이 모든 행위가 좋아서
캠핑이 좋다 ㅋㅋ
텐트치고 타프치는 게 좋아서
캠핑이 좋은 건데
편한 캠핑카를 제안하는
뽀시래기의 의견에는
절대 놉!

내가 프로 집콕러인걸 아는 지인들은
내가 캠핑에 빠진 걸 알고부터
생일선물을
캠핑용품을 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 감성을 지켜주고 싶던 그녀는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챙겨주기도 한다.

갑자기 총을 갖고 싶다는
뽀시래기 덕분에
이 나이에 BB탄총을 사봤다.
이것 또한 개미지옥 같은 취미인지라
쏠쏠히 잔돈푼 날리기 쉽더라
여전히 사격실력은
내가 뽀시래기보다 좋다.
보통의 남자보다
실탄 쏴본 횟수가 많은 1인 여성 ㅋㅋㅋ
심지어 뽀시래기는
엄빠가 준 생일용돈을
고대로 비싼 총에 때려 박았다.
총 샀다는 내 고자질에
엄마 왈
"애 안 다치게 잘 지켜봐"
엄마...
걔보다 내가 8살 어려..
누가 누굴 돌 봐 ㅋㅋㅋㅋㅋ

피아노를 열심히 연습하던
뽀시래기의 피아노 연주회 날
장인장모님을 좋아하는 뽀시래기는
연주회에 장인장모님을 초대했고
연주회를 보던 장모님께서는
연주 중 오열을 하셔서
연주회 영상을 아주 망칠 뻔했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

강원도에 친구가 있다던
뽀시래기의 꼬심에 넘어가서
생각지 못하게 출발했던
강원도 여행
꽤 쌓여있던 마일리지를
소진한다는 핑계로 주문한
하늘하늘색 쿨러를 들고
바닷가에서 맥주도 때리고
친구네가 운영한다는
민박집을 가봤다.
태어나서 처음
민박집에 가본 나년은.....
"치약이 없어요"
라는 명언을 날리고
뽀시래기의 손에 이끌려
마트에서 생필품을 사기도 했다

여행 다니면서
관광을 잘 다니지 않는 우리지만
여기만은 찍고 왔어야 했음...
운전만 아니면
맥주도 때려마시는 거였는데...
아쉽다.

안정화된 회사 덕분에
평일에 시간이 많아졌다.
대부도로 훌쩍 떠나기도 하고

낮시간에 멀리
커피 마시러도 가고

점심에 막걸리도 때리면서
평일과 주말을 구분없이 지내고 있다.

뽀시래기가 좋아하는
겉절이는 담그는 날에는
출근을 안 하기도 한다.
난 겉절이를 안 좋아하는데
내가 담근 김치가
꽤 맛있어서 나도 잘 먹는다.

요즘 중국 숏폼드라마에 빠졌다.
그중에
내 마음을 아주
야물딱지게 잡은 놈이 있는데
니가 나에겐 최고의 퇴폐니라...

아니
잘 생긴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좋은 거람..
퇴폐미에 치이고..
목소리에는 더 치이고 있다.
크롬하츠 대거팔찌가
너한테 찰떡일 것 같아서
너무너무 사주고 싶은데
어떻게 연락할 방법이 없네...
조카가 나랑 16살 차이 나는데..
이놈시키는 나랑 13살 차이가 난다.
난 누나도 아니고 이모님인 거야..
크흡....
이모라고 불러도 좋으니
팔찌 사주고 싶다아아아아

그래…
이런 얼굴에
크롬하츠 필스 껴줘야지
니가 안 끼면 누가 끼냐고...
사는 건 내가 살게…
다른 건 필요 없어…
인증샷 하나면 충분하다고...
내가 이놈아 앓이를 하고 있으니
안타까워하던 뽀시래기가
"쟤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중국 가면 만날 수는 있는 거야?"
"이러고 있을 거면 그냥 중국을 다녀와"
"그냥 박재범만 좋아하면 안 돼?"
라고 말했으나..
나도 몰라…
쟤를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알면
주고 싶은거 싹 다 사서
던져주고 오고 싶어…
그리고!
우리 재보미 함부로 건들지 마!
우리 재보미는 누군가의 대타가 아니야!

ㅅㅂ
이러지 마…
이거 나한텐 범죄다…
거의 매일
헛소리가 난무하는 일상을
보내면서 지내고 있다.

가끔 인서타에서 이런 내용을 보면
나도 뽀시래기에게 질문을 한다.
"나 길에서 뭐 먹고 다니면
무슨 생각 들어?"
"다 먹으면 손 닦아야 하니까
물티슈 챙겨야겠다는 생각"
기특하다
잘 컸구나
그리고
많은 일상 중
찐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연로하셨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장남인 아빠가 무슨 촉이 왔는지
식구들을 모두 소환해서
여러가지 결정사항을 정리했는데
그 모든 상황을
할아버지는 함께 들으셨고
의견도 내시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돌아가셨다.
모든 내용을 미리 결정했던 터라
당황하지 않고
슬픔을 온전히 느끼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할아버지를 보내드리게 되었다.
나는 3일장 내내
빈소를 지켰고
장손인 동생과
손녀부인 뽀시래기는
계속 빈소를 지킬 수 없어
하루에도 여러 번 다녀가기도 했다.
빈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본 뽀시래기는
"시트콤을 보는 느낌이었어.
장례기간 중에도
가족끼리 이렇게 화목할 수 있는 거야?"
라고 했다.
슬픈 마음에 우리가 무너지면
자식에게 끔찍했던 할아버지가
발이 안 떨어지실 것이라는
아빠의 장남 같은 말에
모두 동의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아마도
왜 손녀가 빈소를 3일내내 지키려는지
이해를 못 했을 뽀시래기 였겠지만
'네가 그러고 싶으면 그렇게 해'
라는 말로 내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고
내가 집에 돌아왔을 때
힘들 것을 예상하여
집안 대청소를 미리 해두고
밤 꼴딱 새고 발인날 함께 해준
내 뽀시래기
다들 70대 언저리의 나이에도
장남의 말이라면
아묻따 따르는 작은아빠들과 고모들
세상에는 참 여러 가지 사랑이 있지만
그래도 그중
가족의 사랑이 최고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엄청난 카리스마로
까리한 섹시함까지 느껴지는
주지스님의 주도하에
절에서 49재를 마치고
온전히 일상으로 돌아왔다.
많은 일들이 있던
일상이라서 그런가
시간이 엄청 빨리 가서
달력을 간주점프하는 느낌이었다.
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고
캠핑용품 외에는 물욕도 없어져서
돈도 많이 안 쓰고
애기대신에
뽀시래기를
입히고, 먹이고, 키우고
재우고, 깨우고, 씻기는
엄청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H입니다.
여전히 꾸준히
찾아와 주시고
궁금해 해주시고
저의 에너지를 좋게 봐주시고
밑도 끝도 없이 욕을 해주시는
그런 모든 분들이 없어질 때까지
놀이터는 계속됩니다.
뿅!
'HOT한 그녀' 카테고리의 다른 글
39살(만으로는 아직 38살) 여자의 일상 (6) | 2023.07.07 |
---|---|
38살 여자의 일상 (12) | 2022.01.25 |
35살 여자의 일상 (13) | 2019.08.21 |
32살 여자의 일상 (37) | 2016.06.06 |
31살 여자사람의 7월 일상 (18) | 2015.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