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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한 그녀

B군의 톱니바퀴

 

 

 

 

 

두근두근두근..

 

 

 

 

사진과 전화통화는 괜찮았던...

그것도 내가 먼저 찔러봤던...

의도치 않게 한번은 거절당했던..

 

 

 

 

B군을 만나러 가는길..


강남역 9번 출구 계단만 올라가면된다....

 

 

 

 

아까까진 괜찮았은데..

계단을 올라가는게 숨이 차서 그런건지

B군을 만나는게 너무 긴장이 되는건지

쿵쿵대는 심장때문에

목에두른 스카프까지 유난히 출렁이는것 같다...

 

 

 

 

 

 

약속장소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스캔해가며 B군을 찾았다..

 

 

 

회색 폴로 티셔츠를 입고있던..

동글동글한 얼굴과 몸에 동글동글한 안경을 쓰고있던..

한손에는 내가 카카오톡으로 선물한 스타벅스 캬라멜 마끼아또를 들고있던..

다른 한손에는 내가 좋아한다고 말했던 페레로로쉐를 들고있는

 

 

 

B군과 눈이 마주치고 우리가 가까워 지는 순간..

난 기다렸다는 듯이 B군의 손을 잡고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었다..

방금전까지의 두근거림과 설레임은 순식간에 편안함으로 바뀌었고

B군 또한 그런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흡수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내 기준에서 괜찮을것 같은 사람을 만날때는

파스타나 리조또를 먹으며 조용조용 우아하게 만나는것을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미리 B군에게 기름이 자글자글한 삼겹살과 소주를 먹자고 먼저 제안했고

B군 또한 조용하고 우아한 만남을 질려하고 있을때 쯤이었는지 흔쾌히 수락했다.

 

 

 

삼겹살이 구워지는 불에 B군과 나는 천천히 익어가고 있었고

일정한 속도로 비워지는 소주병이 그 증거가 되었다.

 

 

 

 

내가 만나고싶었던 사람은

 

내가 쿵!!!하고 말하면

함께 쿵!!!하고 똑같이 말하는사람이었다..

보통여자 이상의 직선적인 성격과 과격한 리액션을 받아주는 남자는

보통남자 이상의 성격과 화통함, 남자다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B군은 달랐다.

 

내가 쿵!!!하고 말하면

함께 짝!!!하고 다르게 말했다.

내 직선적이고 과격한 리액션을 보고서는

조용하게 동의하며 나의 기분이 최대한 표현될수 있도록 기다려 주었다.

 

 

 

 

차분하고 조용한 배려를 충분히 느끼던

B군이 분위기 좋은 술집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막상 자리를 옮기고 보니 꽝꽝한 음악때문에

온몸에 진동이 느껴지는 시끌시끌한 술집이었다.

 

 

 

시끄러운 음악때문에

B군과 나의 입과 귀는

점점 가까워 지고 있었다.

칵테일때문인지 꽝꽝 울리는 음악때문인지

내 가슴은 점점 빨리뛰기 시작했다.

 

 

 

사소하고 별거아닌 이야기들이

신경쓰지 않아도 맞아들어가는 느낌이 좋았다.

 

포장하지도, 뭔가 노력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수 있었던것이 얼마만인지 몰랐다.

 

 

 

30분같은 3시간이

같은 눈높이에서 설레이게 흐르고 있던 중

B군이 나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아직은...."

이라는 말과 함께 고개를 돌렸다.

 

 

남자가 키스를 하는데 가만히 대주는

그런 평범한 첫키스를 하는

그저그런 여자로

기억되고 싶지 않았다.

 

 

B군의 용기를 무시한채

우리는 아슬아슬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B군과 나의 눈동자는

말 한마디에도 수없이 서로의 입술에 스치고 있었다.

 

 

 

B군의 용기가 다시 꿈틀거렸다.

 

"이제는 키스해도 괜찮아??"

 

 

 

나는 말없이 일어나 B군에게 다가갔다

B군은 얼굴을 들어 나를 올려다 보았다.

 

내가 시켰던 달달한 칵테일과

B군이 시켰던 쌉싸름한 보드카의 맛이 어우러졌다.

 

 

꽝꽝하게 울리던 음악 사이에서

우리의 첫키스는 달콤 쌉싸름했고

그 느낌과 맛이

앞으로 우리가 만나면서 느낄수 있는

모든감정일 꺼라는 확신이 들었다.

 

 

 

기분좋은 첫키스로 마무리한

우리의 첫 만남이

많은 일들이 징검다리가 되어

하루하루 이어지고 있다.

 

 

 

 

내가 언젠가 B군에게 이야기 한적이 있었다.

수많은 톱니바퀴가 한번에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것이 좋다고..

그래서 시계의 뒷면이 투명하게 된 시계가 좋다고..

 

 

 

 

나는 B군과의 만남을

첫만남부터 지금까지도

쿵짝이 맞는

부드럽게 흘러가는 톱니바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가끔은 뻑뻑해지는 하나의 톱니가 발견되어도

B군과 나는 함께 윤활제를 발라가며

꾸준히 톱니들을 돌리고 있다.

 

 

가끔은 속도가 조금 느려지는듯 하다가도

서로 마음이 맞을때는 빨리도 돌아갈수 있고

함께 돌리는 속도를 맞추고 있으니

B군을 만나면 만날수록 안정감이 들고있는것 같다.

 

 

 

 

안정됨 속에서의 일탈은

인생에서의 엔돌핀이다.

 

 

 

 

이제부터 B군과의 일탈이 시작된다.